'탕새댁' 탕웨이가 전하는 영화 이야기와 신혼생활
바쁜 탕웨이를 3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1층에서 어렵게 만났다. 탕웨이는 인터뷰룸에 들어서자마자 "헬로우, 에브리바디"라고 취재진에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이어 "나한테 이렇게 인터뷰를 요청해줘서 고맙다"며 웃었다.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영화 이야기를 할 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신나서 얘기했다.
-영화 '세 도시 이야기'의 매력에 대해 알려달라.
"굉장히 낭만적이고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 동화 속에서나 나올 사랑 이야기에 끌려 선택했다. 시나리오를 볼 때는 굉장히 낭만적인 러브스토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정말 고생했다. 그래도 작업한 건 즐거운 일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그리워하면 반드시 언젠가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 감정을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전쟁으로 헤어진 남녀가 재회한다는 스토리는 배우 성룡 부모님의 실화라고.
"메이블 청 감독이 성룡 어머니의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준비했다더라.그 다큐멘터리는 성룡이 직접 부탁해서 4년 동안 찍은 것이라고 하더라. 성룡이 아무도 상영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에이전트와 둘이서만 영화를 봤다는데,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더라. 성룡과 나중에 만났는데 보자마자 내게 '엄마'라고 했다. 엄마라는 말에 놀라서 10미터 뒤로 날아갔다. 너무 영광이었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지금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저런 사랑이 있어?'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언제든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시대니까. 그렇지만 이 자리에 있는 여성들이라면 이런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영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과 같은) 그런 남자를 꿈꿀 것 같다. 영화를 보면 어떤 감정인지 아실거다."
"내가 이제까지 부산에 몇 명을 데려왔는지 세어볼까.(웃음) 이번에는 3명을 데려왔다. '화려한 샐러리맨'에서는 엄청난 스타일 변신을 했다. 안경을 쓰고 머리를 질끈 묶어 올린,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연기를 했다. 처음에 스타일 테스팅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약간 거부반응도 있었지만, 막상 연기하면서 이런 걸 처음 해보는 데 대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짜릿했다. 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그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는데 그게 놀랍고 신기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몬스터 헌트'에서는 마작을 좋아하는 딜러 역으로 나왔다. 스타일리스트, 운전기사 등 네 명만 모이면 마작을 연습했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다."
"작품이 일단 정말 재밌었다. 관객이 그렇게 많이 들지 몰랐다.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B급 코미디 코드가 재밌었던 것 같다."
-결혼 전엔 '탕여신'이라 불리다가 지금은 '탕새댁'으로 불린다.
"와우. 탕새댁이라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결혼하고)언제까지 새댁이냐. 그동안 사람들이 그냥 탕탕이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아기를 낳을 때까지 새댁인가. 아기를 안 낳으면 평생 새댁인가? (웃음)"
-대략 결혼하고 3년 정도는 새댁이라고 한다.
"그럼 난 새댁이 맞다.(웃음)"
-한 남자의 아내로 사는 건 어떤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해서 남편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둘다 서로 일하느라 바빠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아내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남편과 같이 초대해준 부산영화제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이 오고싶다."
-배우로서 목표는.
"배우는 감독 손에 있는 재료라고 생각한다. 그냥 있을 때조차도 누구에게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도록 아끼고 보양하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런데 최근에는 너무 일이 끊임없이 많아서 내 자신을 쉬게 하고 싶다.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다음 도약을 위해 잠깐 한 템포를 늦추는 것이다."
부산=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