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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떼기, 빨리 할 필요가 없다

복숭아맘 0 91 0

 

우리 아이는 제 이름도 못 읽는데, 또래 아이가 글자를 줄줄 읽는 것을 보면 엄마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한편으로는 ‘너무 일찍 글자를 가르치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에 한글 교육을 망설이기도 한다.

너무 빨라도, 늦어도 좋지 않다는 한글 교육, 언제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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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교육의 폐해가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여전히 조기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은 뜨겁다. 이런 분위기는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아이가 돌만 지나도 학습지 교사가 집을 들락거리고, 두 돌이면 놀이학교를 기웃거리다보니 한글에 대한 관심도 빨라진다. 가끔 ‘영사’라 불리는 전집이나 학습지 영업사원이 집을 방문한 뒤에는 ‘노는 게 좋다는 미명 아래 아이를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어 뜨끔할 때도 있다.

 

6~7세, 아이의 인지 발달이 이뤄진 후에 시작한다

 

지금까지 노는 게 최고라는 생각 아래, 놀이터를 최고의 학교로 여겼지만 아이가 세 돌이 지나면서부터 슬슬 또래 엄마들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중에서도 주위 엄마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한글 교육이다. 낱글자 교육이니, 통글자 교육이니 하는 교육에서부터 엄마표로 가르칠까, 학습지로 가르칠까, 동영상으로 익히게 할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한글 교육을 둘러싸고 무엇보다 의견이 분분한 것은 한글 교육을 시작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아이마다, 환경에 따라 한글을 떼야 하는 시기가 다르다고 말한다. 아이마다 인지 발달 속도가 다르고, 문자에 대한 반응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 48개월은 지나고 가르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전까지는 본격적으로 글자를 가르치기보다 책을 읽어주거나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실 한글은 익히기 쉬운 글이다.

[기적의 한글학습법]을 쓴 경인교대 최영환 교수는 책에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를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해석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고 적혀 있다. 그렇게 쉬운 한글을 아이에게 가르칠 때 오래 걸리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기의 문제가 크다. 음성 언어가 충분히 발달할 경우 아이는 글자를 읽고 그 의미를 알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는 글을 읽어도 앵무새처럼 소리만 낼 뿐 의미를 알지 못한다. 때문에 한글 학습의 적기는 아이의 음성 언어가 완성되는 만 5세를 기준으로 한다. 다만 요즘에는 아이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자극 등으로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만 48개월로 보고 있다”고 한글 학습법의 시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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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시작하면 아이와의 관계만 악화된다

 

주위 아이들보다 조금 늦을 경우 뒤처질까 걱정하지만 한글 교육은 시작하는 시기보다 방법이 더 중요하다. 일단 시작했다면 꾸준히, 재미있게 놀면서 시작하면 늦게 배워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일찍 가르칠 경우, 아이의 인지 발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글자를 제대로 익히지도 못한 상태에서 글자 공부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아이가 그림책에 흥미를 갖고 재미를 느끼려는 시기에 어설프게 한글 교육을 시도하면 그림책을 보려 하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을 때 글자가 알려주는 내용에 생각이 한정되다보면 그림을 보면서 생각하고, 상상하는 힘을 잃기도 한다. 무엇보다 제대로 따라오지 않는 아이를 답답해하면서 야단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이와의 관계가 나빠지기도 한다. 반대로 한글 교육을 너무 늦게 시작할 경우에도 문제는 생긴다.

아이는 한글을 재미가 아닌 공부로 인식해 시작도 하기 전부터 겁낼 수 있고, 글을 읽고 쓰는 또래와 비교하거나 초등학교에서 받아쓰기 등을 하면서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스스로 책을 읽는 경험이 부족할 경우 책에 대한 관심과 재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한글 교육은 늦어도 초등학교 입학 전, 만 6세 이후에는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한글 교육을 할 때는 가르치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워킹맘이거나 아이가 기관에 다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데, 이 시간에 “공부하자”며 책을 펼 경우, 엄마와 놀고 싶은 아이는 공부를 싫어하게 된다. 아이와 애착관계가 좋을 때, 방학이나 휴가 등 부대끼는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환경에서 시작할 것을 권한다.

check list
아래 항목 중 7가지 이상의 행동을 보이면 글자에 관심을 가진다는 신호이므로 한글 교육을 시작해도 좋다.

한글 교육은 만 48개월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아이마다 차이가 있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글을 떼야 하는 시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조금 일찍 한글 공부를 시키고 싶다면 아이가 문자에 반응하는 신호를 살펴보자. 자연스럽게 글자에 노출시킨 다음, 아이가 반응하는 순간을포착하면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일 수 있다.

1 “엄마, 이게 뭐야?” “이걸 뭐라고 읽어?” 식으로 아이가 직접적으로 한글에 관심을 갖는다.

2 그림책을 읽을 때 글자를 짚어가며 읽으면 좋아한다.

3 혼자서 그림책의 글자를 짚어가며 읽는 시늉을 한다.

4 “엄마, 공주를 어떻게 써?”라고 묻는다.

5 길을 가다가 간판을 보고 뭐라고 써 있는지 묻는다.

6 물건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 엄마가 물건에 대해 물어보면 가리키거나 가져온다.

7 그림책의 표지만 보고도 제목을 알아맞힌다

8 책을 좋아해서 끊임없이 읽어달라고 한다.

9 일상에서 글자가 보일 때 반복해서 글자를 유심히 바라본다.

10 손으로 연필을 잘 잡고, 글자를 따라 그릴 수 있다.

 

엄마표? 학습지? 한글 교육, 어떤 교재로 시작할까?

 

한글 교육을 시작하는 시기를 정한 후 고민하는 것은 바로 교재다. 엄마표로 할까, 학습지로 할까, 어떤 책으로 시작할까, 이리저리 조언을 구하기 마련. 세부적인 교육법을 다룬 책부터 한글 교육을 할 때 엄마의 마음가짐을 조언한 책까지 다양한 한글 학습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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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 한글, 엄마가 직접 가르치고 싶을 때

기적의 한글 학습법
최영환 저
길벗스쿨  
엄마표 한글 교육의 바이블로 알려진 책.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최영환 교수가 자신의 두 아이에게 직접 한 글을 가르칠 때 쓴 방법을 교재로 펴냈다. 한글을 손쉽게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한글의 제자 원리부터 학습 원리, 사용 원리에 따라 배워야 한다는 생각 아래, 모음과 자음을 익힌 후 결합하는 낱글자 원리로 가르친다. 책은 총 7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단계별로 소리 내어 읽고, 자음과 모음을 합해 하나의 음절이 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글자의 짜임 알기, 낱말 읽고 쓰기, 글 읽기, 등 6가지 학습법으로 읽기에서 이해하고 쓰기까지 알려준다. 직접 가르치면서 조금 지루하고,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된다는 평도 있지만 표지에 쓰여 있듯이 “만 4세 이후에 시작하면 단기간에 한글을 떼는 효과가 높다”는 평도 수두룩하다.
뚝딱! 엄마랑 한글 떼기 책이랑 친구 되기
강진하 저
푸른육아
푸름이닷컴 엄마대학에서 한글놀이와 독서법을 강의하는 강진하씨가 직접 자신의 아이와 재미있게 한글을 떼고 책을 읽게 된 과정을 소개한 책이다. 언제 한글을 뗄 수 있는지 한글 교육의 시기에서부터 아이와 엄마의 성향에 맞는 한글 떼는 방법 고르기, 한글 교육할 때 필요한 준비물과 놀이법 등 부담 없이 놀면서 한글을 배우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책과 친구 되기, 읽기 독립하기 등 월령에 좋은 책 추천과 읽어주는 법 등 그 림책을 활용해 아이의 한글 떼기를 돕는 법이 나와 있다. 교육현장에서 만난 엄마들이 털어 놓은 한글 교육과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솔루션도 상세하게 제시하며, 엄마들이 직접 한글을 뗀 다양한 놀이법과 사례도 실려 있다.
가르치고 싶은 엄마, 놀고 싶은 아이
오은영 저
웅진리빙하우스
한글 교육을 비롯해 조기교육, 선행 교육 등에 대한 엄마들의 기본 원칙을 제시하는 책. SBS TV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많은 엄마들의 육아 멘토로 자리 잡은 소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펴냈다. 한글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세세하지는 않지만 한글 교육을 할 때 생각 해야 할 점, 어떤 마인드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가르칠 때 어떤 태도를 주의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글 교육만이 아니라 앞으로 아이 교육에 관해 어떤 자세로 접근해야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아이에게 적기 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등 유아기 공부에 대한 엄마들의 마음가짐에 대한 정보를 준다.
놀이로 한글
차영은 저
장차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와 기하학적인 특징, 아이들의 발달 원리에 맞춰 개발된 교재다. 자음과 모음만 알면 모든 글자를 읽을 수 있도록 낱글자 방법으로 진행된다. 국문학이나 국어교육을 전공한 저자가 펴낸 여타 한글 교재와 달리 이 책은 시각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하고, [한글의 기하학적 특징을 이용한 유아 한글 교재 교구 디자인]으로 논문을 쓴 이가 저자로, 한글 교육을 위해 새로이 개발된 글꼴을 사용했다. 단순하게 직선, 사선, 정원으로만 이뤄져 있어 글자간의 관계가 눈에 쏙쏙 들어오는것. 이와 함께 아이들이 즐겁게 한글을 접할 수 있도록 스티커, 포스터, 줄긋기 놀이 등 다양한 내용과 부록, 음악을 포함하고 있다.

 

■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을 때

 

한솔 ‘신기한 한글나라’
만 24개월은 언어 발달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에 맞춰 한글 교육이 가능하도록 만 2~6세 아이를 대상으로 한 학습지다. 사물에 호기심을 가지고 낱말을 통으로 읽는 낱말 단계, 말소리를 중심으로 글자를 분리하고 합성하여 읽는 한글자 단계, 자소 음가를 인식하고 이를 합성하여 읽는 자소 단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는 짧은 동화를 읽고 이해하는 동화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가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한글의 핵심 원리를 담은 입체적인 ‘놀잇감’을 매주 제공해 아이가 반복적인 놀이를 즐기는 사이 한글의 원리를 자연 스럽게 체득할 수 있게 한다. 이와 함께 주제에 따른 ‘호기심 꿈틀 그림책’을 통해 언어력과 사고력, 창의력을 동시에 키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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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한글 깨치기’
만 30개월 이상 유아를 대상으로 한 한글 학습지로 단순히 글자를 깨치는 것을 넘어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이 마련되어 있다. 한글 학습의 기초가 되는 사물 인지를 연습하는 예비학습과 통문자 학습, 한글자 학습, 문장 학습을 순차적으로 배우는 본학습까지 총 76주로 구성된다. 가장 큰 특징은 매주 그림딱지, 도미노 게임, 낱말 퍼즐판 등 놀이 교재를 통해 재미있게 놀이식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권씩 읽기책을 제공해 책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교사가 주 1회 방문하는 시스템으로 아이의 발달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으로 체계적인 한글 떼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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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눈높이 한글’
입체적 3단계 그림 이야기 학습, 즉 ’한글 친해지기, 한글 자라기, 한글 떼기’를 통해 한글과 친해지고 의사소통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한글 학습 교재다. 그림만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꾸며 말할 수 있는 그림 이야기가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아름다운 말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스티커 붙이기, 색칠하기, 오리기, 접기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장점. 만 3세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며, 학습지와 함께 동화동요 CD, 데굴데굴 퍼즐, 그림책, 이야기책, 쓰기대장 콩콩이 등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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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몬 ‘한글이 크는 나무’
낱말 읽기로 시작해 문장 읽기를 완성하는 구조로 총 4단계로 되어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한글을 읽도록 돕는다. 말과 글에 관심이 많고, 한글을 받아들이려는 학습 환경이 갖춰져 있는 만 30개월~5세 아이를 대상으로 한다. 매주 그림동화를 통해 상상력과 감수성을 자극하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색칠하기, 퀴즈, 만들기 등의 학습으로 진행한다. 글 읽기와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교육은 물론 공부하고, 매일 앉아 있는 습관을 다져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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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뚝딱! 엄마랑 한글 떼기 책이랑 친구되기](강진하, 푸른육아), [기적의 한글 학습법](최영환, 길벗스쿨), [가르치고 싶은 엄마 놀고 싶은 아이](오은영, 웅진 리빙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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