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잔병치레, 약 없어도 대처할 수 있다
임신부는 아프더라도 태아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이나 부작용을 우려해서 함부로 약을 먹을 수 없다. 그렇다고 아픈 걸 무작정 참을 수도 없는 일. 임신 중 자주 나타나기 쉬운 질환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관리법이나 식이요법을 알아두면 증상이 약한 질병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열이 날 때> 열이 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보통 감기나 식중독, 장염 등의 질병에 걸리면 발열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라면 열과 함께 오한, 기침, 가래, 두통, 근육통 등이 있을 수 있고, 장염이라면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관련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초기부터 너무 열을 떨어뜨리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 열은 몸속으로 들어온 바람과 찬 기운을 외부로 쫓아내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반응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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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초기에는 오히려 몸을 덥혀 땀구멍을 열어주어야 열이 떨어진다. 섣불리 열을 내리려 하면 감기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며 발을 충분히 주물러주면 혈액순환을 도울 수 있는데, 배가 많이 나온 경우에는 좌변기에 앉아 발을 따뜻한 물에 담가두고 있어도 좋다. 족욕으로 땀이 났다면 땀을 잘 닦은 후 물을 섭취한다. 물론 감기가 상당히 진행되어 열에 의해 혼수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거나 체액이 부족하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옷을 벗고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서 열을 식혀줘야 한다.
감기에는 배 속을 파내서 꿀에 잰 후 중탕해서 먹는 것이 좋으며, 목감기나 가래가 있는 경우에는 무를 갈아서 꿀이나 조청을 넣고 하룻밤 삭혀 먹는 것도 치료에 효과적이다. 모과차, 박하차, 칡차, 콩나물국, 도라지, 배즙, 깻잎(자소엽), 생강차 중에서 자신에 맞는 것을 골라 먹는 것도 효과적이다. 장염은 탈수의 위험이 있으므로 마찬가지 방법으로 열을 떨어뜨리면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입덧이 심할 때> 임신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인 입덧은 대개 임신 6주부터 태반이 완성되는 16주 사이에 나타난다. 증상이 약한 경우에는 구역감이나 식욕부진이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에는 전혀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거나 물만 먹어도 토해 탈수와 전신의 영양장애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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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소량으로 횟수를 늘려서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뜨겁거나 매운 음식은 위벽을 자극해 구토를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차고 담백하고 지방이 적은 음식을 섭취한다. 식사 시간에는 되도록 마른 음식을 먹고, 식사 중 물은 되도록 마시지 않는다.
서울경희한의원 이병삼 원장은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와 기쁨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합니다. 평소 성격이 급하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양배추, 브로콜리, 곶감, 수정과, 메밀차가 도움이 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오미자차, 리치 주스, 꿀물, 생강을 연하게 달인 물을 마시면 효과적입니다”라고 조언한다.
<변비에 걸렸을 때> 임신부 변비는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변비가 심해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쓰면 복압이 증가해 유산이나 조산의 염려가 있다. 또 수분과 진액이 부족한 상태의 반증이니 태아의 건강한 성장에도 해가 된다. 따라서 방법에 상관없이 변을 소통시키는 것만 신경 쓰지 말고 변비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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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기본이다. 제철 채소를 데치거나 삶아서 조리해 먹는 것도 도움이 되며, 공복 시에는 물을 마시는 것도 권할 만하다. 위장에 열이 많은 사람은 포도 주스, 알로에 주스, 토마토, 오이, 당근을 많이 먹고 몸이 찬 사람은 다시마, 청국장, 자두 주스, 미역, 감귤, 오렌지를 먹는다. 또 배를 쓰다듬으면서 자주 걸으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많은 도움이 된다.
<설사할 때> 특정한 음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과성 설사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니지만 설사나 대변이 너무 잦으면 영양의 흡수가 잘 안 된다는 증거다. 또 잦은 설사는 치질이나 유산의 위험도 있으므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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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잦은 설사에 의해 수분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커피, 녹차, 코코아, 초콜릿, 보리차, 옥수수차 등의 이뇨 작용이 심한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이병삼 원장은 “곶감, 감, 단호박, 고구마, 밤, 치즈, 산양치즈 등에서 평소 소화에 부담이 없었던 것을 택해서 먹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합니다. 또 배에 핫팩을 하거나 따뜻하게 문질러주는 것도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소화가 잘 안 될 때> 임신 중에는 각별히 소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화가 잘되어야 양양분이 몸에 제대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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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탈이 났던 음식은 절대로 피하고, 과식을 하지 않으며, 기분이 언짢을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식후에는 배를 문질러주면서 가볍게 산책을 하여 기분 전환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신다. 체했을 때는 사과, 파인애플, 조청, 무, 무청, 꿀 중에서 평소 탈이 나지 않은 것으로 골라서 먹으면 도움이 된다.
<빈혈 증상이 있을 때> 임신부는 태아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혈액이 평소보다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혈액검사상 헤모글로빈이 낮지 않더라도 혈액을 많이 만들고 순환이 잘될 수 있게 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병삼 원장은 “평소에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고, 얼굴색이 하얗거나 노랗다면 빈혈이 생길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또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피부가 푸석거리며, 몸이 붓고, 생리통이 있는 경우에는 순환 혈액량이 적어 빈혈이 생길 우려가 많으므로 빈혈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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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선지, 달걀노른자, 살코기, 참깨, 들깨, 잔멸치, 콩류, 통곡식, 다시마 등 철분 흡수가 뛰어난 음식을 먹으면 빈혈에 도움이 된다. 혈액은 혈구와 수분으로 구성되므로 체내에 수분을 적당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과도한 이뇨 작용을 하는 커피, 녹차 등을 피하고 적절한 염분을 섭취한다. 환기를 자주 시켜 신선한 공기를 쐬며 사람들이 붐비거나 밀폐된 공간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