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하혈 원인 찾아 치료하기
“여성이 건강해야 가족이 행복하고 사회가 건강하다.” 식상한 말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현실적으로 이 말은 정답이다. 언제나 가족의 건강을 우선으로 챙기는 나머지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데 소홀한 여성.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하혈은 각종 질환에 동반되는 증상으로, 원인부터 치료 방법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가임기 여성의 하혈이라면 임신과 관련된 질환 유무를 구분하기 위해 먼저 임신 반응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아요. 대부분 부정출혈의 원인은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되 꼭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가임기, 하혈을 동반하는 질환
§ 융모성질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체를 이룬 이후에 발생하는 임신과 관련된 질환이다. 임신을 하면 자궁에 태반이 생기는데 발달 초기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태반 외측에 융모라는 실 모양의 조직이 밀집되어 있다. 융모는 태반 형성에 도움을 주고 태아는 융모를 펌프처럼 사용해 엄마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태아가 자라지 않거나 죽으면 태반이 배출되어 유산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융모만 자궁 내에 남아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를 융모성질환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출혈을 벗어난 원인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검사가 필요하다.
신생아기
질에서 핏빛 배설물이 나오기도 하는데 출생 직후 엄마의 태반에서 분비된 높은 수준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의해 발생한다. 일반적인 증상으로, 출생 후 2~3일 안에 증상이 사라진다.
유아기
생식기의 외상이나 질염, 이물질에 의해 하혈이 발생한다. 간혹 종양에 의해 발생되기도 한다.
사춘기
일시적인 시상하부의 미성숙이 하혈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몇 개월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생리 주기를 찾지만 불규칙한 출혈이 계속된다면 다낭성 난소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폐경기
폐경 전기에는 난소 기능 장애로 인해 생리 간격이 단축되거나 불규칙적이고 우발적인 점상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된다면 자궁내막선암이나 자궁경부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 자궁외임신
수정란이 정상적 위치인 자궁 몸통 내강에 착상되지 않고 다른 곳, 난소에서 나온 난자를 자궁까지 운반하는 난관, 난자를 생산하는 난소, 자궁을 지지하는 여러 인대․복강, 자궁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경부 등에 착상되는 임신을 말한다.
증상․치료 | 손성빈 전문의는 “자궁외임신은 연속적인 피검사를 통해 증상을 의심하고 진행을 살펴보면서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물 치료를 통해 80%의 성공률을 거둘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자궁외임신은 주로 난관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출혈과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어지럼증이나 목 또는 어깨 부위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 최종 생리일을 기준으로 4주 후부터 비정기적인 질 출혈을 보이는데 과반수의 환자가 유방통이나 멀미를 호소하기도 한다. 자궁외임신의 경우 태아가 자라 자궁외임신이 된 부위가 태아의 크기를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 많은 양의 피를 한꺼번에 출혈하기 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다. 약물요법과 수술 치료 두 가지 모두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환자의 임상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 자연유산
의학적 시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종결된 상태를 뜻한다. 초기 자연유산의 가장 흔한 원인은 염색체 이상 관련 증상으로 자연유산 의 50~60%에 해당한다. 또 갑상샘 등 호르몬이나 당뇨병에 의한 내분비적 이상,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자연유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습관성 유산의 15%가 자가면역 요인에 포함된다.
증상·치료 |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지만 초음파검사를 통해 유산을 진단받기도 한다. 생리 때와 같이 피가 나는 질 출혈, 아랫배가 아픈 하복부 통증이 나타난다. 출혈량과 통증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초음파검사에서 태아의 심장박동이 관찰되지 않으면 자연유산으로 진단을 내리고 환자 개인의 상황에 맞는 기대 요법, 약물 치료, 수술 치료가 이루어진다. 유산된 태아와 태반 조직은 자궁 내에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열린 자궁경부를 통해 일부 배출되기도 한다.
§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
자궁경부 외부는 0.1~0.15㎝ 정도 두께의 얇은 상피층으로 덮여 있으며 자궁경부암은 이곳 상피층에서 시작된다. 상피내 종양이 전 층을 침범하고 기저막을 뚫고 자궁기질 내에 비정상 세포가 자라는 경우를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의 피부, 상피는 여성의 일생 동안 여러 자극에 의해 화생이라는 정상적인 변형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화생 과정 중 고위험군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에 의해서 세포의 변형, 이형증으로 자궁경부암이 발생한다.
증상․치료 | 자궁경부암은 성적 접촉 감염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에 시작된 성적 활동,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이 된다. 또 흡연을 하거나 경구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흔한 증상으로 질 출혈, 악취성 질 분비물을 보일 수 있고, 아무런 증상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발전되면 체중 감소, 얼굴이나 손발의 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은 자궁암 검사, 질 확대경 검사,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 자궁경부 조직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은 발견 즉시 치료하면 성공률이 매우 높다. 1년에 1~2회의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며 예방접종을 통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정기검진을 받고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