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아빠의 올바른 애정 표현
애정 표현은 풍부하게! 행동 제한은 단호하게!
딸을 애지중지하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는 아빠를 두고 딸바보 아빠라고 한다. 반면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누구 못지않지만 어떻게 애정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도 있다. 딸바보 아빠들처럼 딸에게 달콤한 애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딸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과 진정 딸을 위해 지켜야 할 육아 원칙에 대해 알아봤다.
아들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딸바보 아빠가 대세다. 딸에게 사랑을 쏟아붓는 딸바보 아빠들은 딸과 함께 쇼핑을 하고 수시로 뽀뽀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애정 표현을 한다. 반면 딸에 대한 넘치는 애정이 있어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도 많다. 이보연아동가족상담센터 이보연 소장은 “형제와 자랐거나 여자 대하는 법에 서툰 무뚝뚝한 아빠는 딸과 친해지는 것을 어색해하기도 합니다. 딸을 대하는 것은 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더 부드럽고 다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며 다가가세요. 방법이 다소 서툴더라도 그 사랑은 충분히 전달되어 아빠와 딸 사이에 유대감과 친근감이 높아질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딸을 유달리 예뻐하는 아빠, 이런 이유가 있어요
집안에 딸이 귀한 경우 유난히 딸을 좋아하는 아빠들이 많다. 보통 형제와 자랄 때는 경쟁적인 경험이 대부분이고 무뚝뚝하게 서로를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에 비해 딸은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성격에 애교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니 딸이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보연 소장은 “경쟁적인 사회에 대해 부담감을 가진 아빠들 중에 딸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아들은 잘 키워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능력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죠. 그런 부담감 때문에 아들에게는 마냥 애정을 쏟기보다는 더욱 엄격한 태도를 보입니다. 그에 비해 딸은 아들보다는 덜 엄격하게,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워도 된다는 마음에 애정을 마음껏 쏟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딸바보 아빠 되기, 어렵지 않아요!
몸으로 놀아준다_ 아들과는 잘 놀아주는 아빠도 딸과는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보통 아들과는 몸으로 격하게 노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방식이 아빠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들에 비해 신체 강도만 조금 약하게 해서 놀아주면 된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에 비해 겁이 많기 때문에 신체 놀이 수위만 조절해준다. 아이를 목말 태워주고 안아서 흔들어주는 등의 몸 놀이는 여자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 딸과 함께 놀아주려고 애쓰고 시간을 함께 가지려는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아빠가 될 수 있다.
이보연 소장은 “아빠들 대부분이 소꿉놀이 같은 아기자기한 놀이에 약합니다. 여자 형제 없이 자란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이런 경우 억지로 하기보다는 아빠가 잘하는 놀이를 함께 하면 됩니다. 블록 놀이나 만들기 놀이를 함께 하면 좋겠죠”라고 말한다.
다정다감하게 대해준다_ 남자아이에 비해 딸은 감성적인 부분에서 조금 더 섬세하고 예민하다. 그러므로 아빠가 딸을 대하거나 말을 할 때는 조금 더 살갑게 대하고 아이의 말에 오버하는 반응이나 다정다감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가 “아빠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라고 말한다면 “그래 잘 만들었네”라는 대답보다는 “우아~ 우리 공주님이 만든 거야? 정말 예쁘네”라고 조금은 더 과장해서 반응해준다.
딸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_ 딸과의 친근감과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와 커플룩을 입고 함께 쇼핑을 가보자. 아이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관심을 가져주고 좋아하는 물건을 함께 보다보면 아이는 사랑을 듬뿍 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이가 소꿉놀이를 좋아한다면 적극적으로 함께 놀이를 하지 못하더라도 적절한 반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딸이 아빠에게 커피를 따라서 주면 “와~ 커피 정말 맛있네”라고 반응해주는 것이다.
빨리 반응해준다_ 딸은 아들에 비해 정서적으로 더 예민하다. 그러므로 아빠가 딸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싶다면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빨리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아빠들에게 약한 부분이 TV를 보거나 다른 일을 할 때 아이가 하는 말에 반응을 하는 것이다.
만약 딸이 아빠에게 “아빠 이것 좀 봐요”라고 말하면 듣는 둥 마는 둥 하거나 할 일을 다 하고 늦게야 본다면 아이는 자신이 관심을 받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 딸이 말을 걸거나 뭔가를 요청하면 빨리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의 딸 사랑 표현법
딸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해도 무조건 예뻐하거나 감싸는 것은 딸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딸바보 아빠라고 해서 딸 앞에서는 무조건 바보처럼 다 받아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엄할 땐 엄하고, 자애로울 때는 자애로운 것이 가장 좋다. 딸은 자신을 사랑하되 잘못된 행동은 제한해주는 믿음직한 아빠를 가장 사랑한다.
딸이 예쁘다고 해서 무조건 감싸는 것은 금물_ 아이를 관대하게 대하고 수용해주는 것은 엄마의 특성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빠도 그런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엄마와 아빠 둘 다 여성적인 특성만 가르치다보니 유약한 아이로 자라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강해서 아들에게만 신경을 썼지만 지금은 그런 성향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딸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허용하지 않도록 한다. 딸의 행동 하나하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거나 규칙을 어겼을 때는 단호하게 제지한다.
딸의 애교스러운 모습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_ 아빠가 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애교스러운 모습 때문이다. 애교 부리며 안겨드는 딸의 모습에 많은 아빠들은 사르르 녹는다.
그런데 딸이 애교스러운 행동을 할 때 무조건 예뻐하며 거기에 끌려다니면 딸은 애교와 같은 성적인 면이 자기의 장점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아이는 많은 일을 애교나 교태, 토라진 척하는 성적인 부분으로 해결하려 한다. “응~ 아잉~” 하며 무언가를 요구했을 때 아빠가 모두 받아주었다면 딸은 모든 상황에서 애교나 앙탈을 부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삐치는 등 연극적 성향이 강한 성격으로 자라기 쉽다.
부드럽고 자상하되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_ 딸을 대할 때는 아들보다 부드럽고 자상하게 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딸은 그런 동시에 단호한 부분을 원한다. 힘이 있는 아빠를 좋아하는 것이다.
특히 아빠가 딸에게 미치는 좋은 영향은 도전이나 경쟁적인 면을 키워주는 것이다. 아들에 비해 딸에게는 그런 성향이 부족하므로 아빠는 자신이 할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고 끝까지 도전하는 면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딸바보 아빠라고 해서 아이가 조금만 힘들어하면 마음 약해지기보다 그것을 극복하도록 격려하고 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의 장점을 살려주되 남성적인 성향도 함께 키워주며 양성적으로 기르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엄마보다 더 가까워지려고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_ 딸은 일반적으로 엄마와 더 친하고 엄마를 더 많이 찾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아빠들 중에는 딸에게 온갖 애정을 쏟으면서 엄마보다 자신을 더 좋아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딸이 잘못하더라도 야단을 치기보다는 무조건 감싸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딸의 애정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이보연 소장은 “딸은 같은 성인 엄마와 친한 것이 당연합니다. 엄마와 친해야 여성이라는 성역할을 배우는 데도 효과적이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에 좋은 아빠로서 호감을 얻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죠. 아이는 억지로 자신의 애정을 얻으려 애쓰는 아빠를 좋아하기보다는 만만하게 봅니다. 그러므로 딸의 애정을 얻으려 노력하기보다는 적절한 사랑법으로 딸을 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엄마와 비슷하게 애정 표현을 할 필요는 없다_ 애교가 없는 아빠가 딸과 친해지기 위해 억지로 애교를 부리고 딸과 친근해지려 노력하는 경우가 있다. 또 평소 엄마가 하던 것을 자기가 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마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엄마에게 맡기도록 한다.
허용적인 아빠보다는 권위 있는 아빠 되기_ 부모는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때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는 것이 무조건 다 들어주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자. 아이가 잘못을 해도 ‘내 아이니까 미워하지 않는 것’일 뿐 행동 제한은 확실히 해야 한다.
아빠가 지나치게 허용적인 경우 딸은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어른이나 연장자에 대한 존중감도 가질 수 없다. 딸을 진정 사랑하는 아빠라면 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잘못된 행동과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어야 아이는 아빠가 자신보다 현명하다고 느껴 안정감을 느끼고 믿고 따를 수 있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빠는 권위를 잃지 않으면서 사랑도 듬뿍 쏟는다.
Tip 아빠, 딸과 놀아줄 때 알아두세요
- 1. 아빠가 너무 신나서 과격하게 놀이를 하면 아이가 무서워 할 수도 있다.
- 2. 딸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팔을 심하게 흔들거나 몸을 비트는 놀이는 삼간다.
- 3. 딸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은 엄마에게 미리 알아둔다. ‘옷이 물에 젖는 것은 싫어한다’거나 ‘높은 곳은 무서워 한다’ 는 등.
- 4.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이나 행동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어떤 놀이를 무서워한다고 해서 “넌 왜 이렇게 겁이 많아?” “다른 아이들은 이 놀이 좋아하던데, 넌 왜 그래?”라고 말하지 않도록 한다.
- 또,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놀이에 제한을 두는 것도 좋지 않다. “여자 아이들은 이렇게 험하게 놀면 안돼”라거나 “넌 여자애면서 왜 소꿉놀이를 싫어해?”라는 등의 성별에 따른 놀이법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