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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엄마, 맞춤형보육에 대해 말하다

복숭아맘 0 318 0

"비현실적인 맞춤형보육 종일반 운영은 정부의 쇼” 

 

지난 7월 1일, 맞춤형보육이 시행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었지만 현장에선 찬성의 의견을 듣기 힘들다. 혜택을 하루 아침에 뺏긴 맞춤반 엄마들의 반대는 사실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맞춤형보육의 수혜자로 알려진 종일반 엄마들조차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왜일까.

맞춤형보육에 도대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현장에서 몸소 느끼는 맞춤반, 종일반 아동 엄마들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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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직 엄마 아니면 종일반 신청 번거로워

종일반 엄마들이라고 해서 모두 4대보험이 적용되는 기업에 다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규모있는 직장에서 일을 한다면야 재직증명서 한 장 떼는 건 일도 아니지만, 만약 비정규직이거나 학업을 이유로 신청서를 넣는다면 현재 자신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자기기술서를 작성하거나 몇 번씩 주민센터를 오갈 각오가 돼야 한다.

이연지(가명·서울 관악구 신림동) 씨는 공부하는 엄마다. 현재 무직인 상태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되었다가 학업을 사유로 종일형으로 전환된 케이스다.

“지금 보육교사자격증을 공부하느라 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주민센터로 수강증을 가지고 갔는데 종일형이 될 수 있는 기준으로 워크넷에 구직등록이 돼 있어야 한다더군요. 그래서 취업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이니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사유서를 쓰라고 하더라고요. 내용을 자세히 적어 제출하고 이후에 종일형 통보를 받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에 기분은 좋지 않았어요.”

조영희(가명·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는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조 씨는 종일반을 신청하기 위해 몇 번이나 동사무서를 왔다갔다 해야 했다며 서류제출이 너무 번거로웠다고 하소연했다.

“저는 피씨방에서 일하고 있는데, 종일반 서류제출을 할 때 사장님 도장이 들어가야 한다더라고요. 동사무서를 갔다가 사인 때문에 한번 거절당하고, 통장입금내역도 필요하다고 해서 또 가고, 그 후에도 몇 번이나 가서 겨우 신청했어요.”

한가현(가명·서울 강북구 수유동) 씨는 퇴직 후 고용보험수급자인 케이스로, 수급 종료일인 7월 중순 이후에는 종일반 자격이 사라지게 된다.

“저는 퇴사를 하고 실업급여를 타고 있는데 종일반 신청을 할 때 동사무소 직원이 제출서류가 뭔지도 잘 모르더라고요. 단순하게 재직증명서나 고용확인서가 필요하단 말만 하고 고용보험수급권자는 뭘 내야 하는지도 모르는 지 한참 걸리더라고요.”

한 씨는 만약 곧바로 취직을 하더라도 회사에서 수습기간이라는 이유로 재직증명서를 떼주지 않을까봐 걱정이라 했다. 더불어 비정규직 근무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들도 서류 발급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직증명서, 고용보험 확인서 주는 곳은 체계가 잡혀있는 곳이죠. 식당, 편의점 알바를 하는데 그런 거 해주는 데가 어딨어요? 업주 분들은 서류 떼는 건 다 세금이라고 생각하는지 잘 해주지도 않고요. 아는 엄마는 용돈벌이로 알바를 하는데 그만둬야 될 것 같다고 해요. 사장한테 (재직증명서) 얘기를 했더니 딱 잘라서 그런거 안 해준다고 하더래요. 그리고 가게 같은 곳은 서류양식조차 없고 어떻게 떼는지도 모르는 곳이 많아요.”

◇ 맞춤반 엄마는 무조건 바우처 써라?

맞춤반 엄마들 상황도 그리 여의치는 않다. 아이를 맞춤반에 보내고 있다는 아이디 sil****은 바우처 사용을 강요당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원장이 우리 애는 맞춤반이니까 바우처 15시간을 모두 사용하라고 말하네요. 그건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거고 12월까지 남는 시간 이월되지 않냐고 물었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돈 얘기를 했어요. 종일반이랑 보육비 차이가 난다며 15시간을 다 써달라. 주 2~3일만 이라도 애를 낮잠 재워 데려가던가, 9시 전에 데려오던가 하고 시간 모자라면 추가비용 내라면서요. 저는 긴급상황 아니면 바우처를 쓸 생각이 없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참 당황스럽더군요.”

이 누리꾼은 맞춤반 시간운영에 불편함이 없는 전업주부다. 하지만 바우처를 억지로 사용해야 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잠투정이 심한 자신의 아이는 오히려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재우는 것이 곤욕이기 때문.

“애가 두 돌이지만 잠투정 심한 편이라 집 아니면 못자고 힘들어해요. 전에 한 달 정도 어린이집에서 낮잠 재운 적이 있는데 애도 선생님도 힘든 시간이었다고 해요…(중략) 그 동안에도 오전반만 보냈는데 그땐 종일반 지원 받으면서 아무 말도 없다가 이제 와서 낮잠 재워라, 바우처 써라 모자란 시간은 시간당 계산하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더라고요.”

◇ 종일반 운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자신을 맞춤반 엄마라고 밝힌 육아까페 이용자 아이디 Min***은 정해진 종일반 시간대로 운영을 못하는 어린이집이 ‘가짜 종일반’을 운영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누가 봐도 진짜 종일반 운영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이 정책을 계획한 정부에게도 일침을 놓았다.
 
“가짜 종일반 하는 원장들도 원장들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종일반으로 쇼하는 정부가 웃겨요. 우리 아이가 다니는 가정 어린이집은 선생님 3명에 원장, 보조교사 뿐인데,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운영하려면 한 사람한테 12시간 근무하라는 건가요? 그런 근무를 하면 오후 늦은 타임에 남겨진 애는 정상적인 돌봄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요. 그렇다고 20명 돌보는데 오전선생님 오후선생님을 따로 둘 수도 없고요.”

또 이 누리꾼은 어린이집 내에서 맞춤반, 종일반을 동시 운영하려면 현장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방안으로 ▲ 어린이집 공립화해 민간 어린이집 형태로 규모 키우기 ▲ 가정어린이집(역시 공립화)을 맞춤반전용 종일반전용으로 분리해서 아이를 보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불만이 지속되자 지난 13일부터 맞춤형보육 홈페이지에 현재 0~2세반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맞춤형 보육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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